GrueJarm Productions
러시아 체호프 국제연극제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러시아 최대의 공연예술제인, 체호프 국제 연극제 월드 무대에 공식 초청받아 12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6회의 공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체호프 국제 연극제는 국내 연극 무대에 주요한 영향을 준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딴 축제로 2년에 한 번씩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며 15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여러 우려 속에서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인도, 한국, 중국 등 11개국 13개 공연이 모스크바의 국립아카데미 극장 등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한국의 스냅은 축제의 공식 폐막작을 장식했습니다.


축제의 대표인 세드린 발레리 이바노비치(Shadrin Valeriy Ivanovich)는 한-러 수교 30주년 맞아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작품성 있는 공연으로 스냅을 초청했으며, 한국의 그루잠은 올해 참여한 단체들 중 가장 큰 영감을 준 단체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스냅<SNAP>은 어른, 아이 관계없이 팬데믹으로 무력한 연말과 새해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함과 진심이 담긴 최고의 선물이자 작품이었다고도 평했습니다.

스냅<SNAP>은 2억 5천 명이 시청하는 러시아 최대 국영 방송 1TV 뉴스를 비롯해 TVC, Culture news 등의 전국 방송에 비중 있게 소개되었으며, Culture News 프로그램에서는 러시아의 유명 앵커 블라디슬라브 플랴르코프스키(Vladislav Flyarkovsky)’와 대담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한국과 한국의 공연예술을 알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다른 기쁜 소식도 있었는데,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축제의 세드린 대표가 관계자들을 대동해, 2023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축제에 초청하고 싶다고 전하며, 일정과 기술 자료를 함께 논의했고, 한국 그루잠의 또 다른 작품이 있다면 월드 프리미어는 체호프 국제 연극제에서 초청하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세드린 대표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재초청을 포함해 여러 결정을 한 이유를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물해 준 단체의 작품성과 독창성은 기본이며, 한국 그루잠의 구성원들이 축제가 진행되면서, 보여준 태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단체의 구성원들은 여러 변수에 항상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임했으며, 현장에서 보여준 협력, 열정, 전문성 그리고 오미크론의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며 참여해 준 의지에 대한 자신들의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조직위는 그루잠의 스냅은 폐막작으로 축제의 엔딩을 훌륭하게 장식했으며, 팬데믹으로 축제 운영이 어려웠던 2년의 마지막에 받은 선물과 같은 공연이라는 이야기에 저희가 더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체호프 국제 연극제는 지난 30년간 피터 브룩(Peter Brook), 조르조 스트렐러(Giorgio Strehler), 로버트 르페이지(Robert Lepage), 마리 쉬나르(Marie Chouinard), 매튜 본(Matthew Bourne), 등의 작품들을 포함해 51개국 600개 이상의 작품이 공연되었습니다. 그루잠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체호프 국제 연극제와 첫 단추를 잘 끼우며, 향후 글로벌 단체로 성장하기 위한 또 다른 초석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러시아 일정은 힘든 시기에 저희에게 정말 큰 가르침과 공부가 된 축제였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더 나아갈 수 있는 정신적인 동기와 동력을 얻었습니다. 저희는 12월 28일 무사히 귀국했으며 PCR 검사까지 마치고 참여한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고 현재 자택 등에서 격리 중에 있습니다.
저희는 오미크론으로 더욱 어려워진 코로나 상황이지만, 공연계의 생존, 관객들의 문화적 갈증 해소, 미래 세대를 위한 단절 없는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문화, 예술, 공연 등의 다양한 활동들이 검증된 방역의 ‘틀’ 안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발전되며, 공유되어서 최종적으로 계속 확장되기를 소망합니다.

15명의 멤버가 참여한 이번 8일간의 러시아 일정을 통해, 충분한 준비와 협의, 대비책을 가진 문화예술 및 국제 교류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항상 많은 응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고 또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